전세금 54억 잠적 건물주 부부…피해자들은 전세보증도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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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빌라 약 90가구를 보유한 건물주 부부가 전세금 54억 원을 갖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건물에 공동담보로 근저당을 설정해 일부 피해자들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전세보증보험 제도의 재검토와 함께 주거안정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잠적한 건물주 부부가 소유한 사상구의 한 빌라에는 약 9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 중 30대 이 모 씨는 지난 13일 은행에 전세지킴보증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씨는 8개월 전 묵시적 갱신에 따라 계약이 2년 연장된 상태였다.

 

 이 씨는 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문의한 결과, 건물에 공동담보로 잡힌 근저당권 11억 원 때문에 보증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주택가격은 건물 전체 가격이 아닌 호실 가격으로 계산하면서 공동담보로 들어간 채권은 내 집의 채권으로 간주했다면서 경매에 넘어가거나 문제가 생기면 선순위채권을 해결하는 데 대부분 금액이 사용돼 개개인 사정을 다 봐주면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하는 공사 입장도 이해돼서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피해 대란을 수습하기 위해 보증보험으로 모든 이를 구제하는 방안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입자가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정부가 합리적인 가격에 건물을 사들여 장기거주 자격을 주고, 동시에 건물주를 엄단해 숨은 재산을 찾아내는 등의 조치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원섭 기자 (sws805@cajourn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