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 단위 ‘주’→월·분기·반기·연으로…“낡고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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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제장관회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 확정…단위기간 비례 연장근로 감축
한 달 살기 등 장기휴가 가능…유연근무 확산,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3개월·6개월로

이날 브리핑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은 낡고 불합리한 제도·관행을 개선하는 노동개혁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부 입법안은 경제규모 10위권인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근로시간에 대한 노사의 ‘시간주권’을 돌려주는 역사적인 진일보”라고 밝혔다. 

특히 “근로자에게는 다양한 근로시간 제도를 향유하는 편익을 안겨주고 기업에는 인력 운용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며 “선택권과 건강권·휴식권의 조화를 통해 실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주 52시간제의 현실 적합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성 중심·전일제 근로에서 벗어나 여성·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기업의 혁신·성장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해 70년 동안 유지된 ‘1주 12시간’의 칸막이를 제거한다.

그동안은 ‘1주 단위’의 획일적·경직적인 연장근로 규제로 일시적·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노사가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주 52시간 틀 내에서 노사 합의로 연장근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월·분기·반기·연’ 단위를 추가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장시간 연속근로 방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단위기간에 비례해 연장근로 총량을 분기 90%, 반기 80%, 연 단위 70%로 감축한다.

이렇게 제도의 경직성은 유지한 채 주 52시간제가 급격하게 도입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현장 충격을 완화하고, 주 52시간제의 안정적 안착 도모한다.

근로자대표제를 제도화해 노사 대등성을 확보하고 직종·직군별로 근로시간 등 결정 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는 절차도 마련한다.

현재는 근로자대표의 선출·활동 등 관련 규정이 없고, 직종·직무별 당사자의 이해를 적절히 대변할 수 있는 절차도 미흡하다.

앞으로 근로자대표의 공정한 선출 절차와 권한과 책무 등을 마련해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 및 대표성을 강화한다.

특히 과반수 노조가 있는 경우 과반수 노조, 없는 경우에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투표로 선출된 근로자대표 순으로 지위를 부여한다. 

선출·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개입·방해나 해고·불리한 처우 금지 등 근로자대표의 활동을 보장하고, 근로자대표는 다양한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할 의무 등을 부여한다.

근로형태 등 차이가 있는 특정 직종·직군 등에만 적용되는 근로조건의 경우 해당 근로자 의사 반영 절차를 마련해 선택권을 강화한다.

부분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에 대해 근로자대표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그 의사에 반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부분 근로자와 근로자대표간 협의절차를 둔다. 

만약 이의가 있을 경우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사용자와 직접 협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히 휴게시간 선택권을 강화해 1일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30분 휴게 면제를 신청하면 퇴근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한다.

한편 근로시간 기록·관리는 연장근로 총량관리·근로시간저축계좌제 등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선결과제인만큼, 근로시간 기록·관리 범위·방법과 근로시간 개념정립 등을 위한 연구를 실시하고 기록·관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

◆ 근로자 건강권 보호강화

특정 제도가 아닌 연장근로 총량관리 시 3중 건강보호조치 시행한다.

이에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 부여 또는 1주 64시간 상한 준수 ▲산재 과로인정 기준인 4주 평균 64시간 이내 근로 준수 ▲관리단위에 비례해 연장근로 총량 감축을 추진한다. 

정부 최초 기획감독 실시 등 강력한 조치로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을 추진해 ‘포괄임금·고정수당 오남용 근절대책’을 이달 중 발표한다.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은 기업이 근로시간을 비용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현시점에 가장 확실한 근로시간 단축 기제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 ‘야간작업 건강보호 가이드라인’(가칭)을 제작·보급하고, ‘근로환경조사’로 야간작업 근로자의 규모와 근로자 및 사업장 특성 등 실태를 파악한다.

소규모 사업장 특수건강진단 비용지원도 지난해 30인에서 올해 50인 미만으로 확대해 특수건강진단 이행률을 높인다. 

특수건강진단 결과 근로시간 조정 등이 필요한 의무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행보고 점검 등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사고성 부상 외 야간작업 등 업무상 질병 위험요인까지 포함하도록 위험성평가를 개선한다.

특히 취약 근로자의 근로시간 적용 제외는 축소하고, 고소득·전문직은 예외를 인정해 근로시간 적용 사각지대 해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

‘일할 때 일하고 자유롭게 쉬는’ 문화 구축은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의 질을 제고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휴식권 보장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으나,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여건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휴가 사용에 대한 제도적 선택지 확대 및 문화 확산 추진이 필요한 만큼, 현행 보상휴가제를 근로시간저축계좌제로 대체·강화하고 연장·야간·휴일근로의 적립 및 사용 방법, 정산원칙 등 법적 기준을 마련한다.

또한 단체휴가와 시간 단위 연차 사용, 10일 이상 유럽식 장기휴가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한다.

‘휴식권=기본권’ 관점에서 연차휴가가 온전한 휴식의 기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부여요건(출근율)과 금전보상 등을 중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 유연한 근무방식 확산

시차출퇴근과 주4일제·4.5일제 확대 등 근로자 시간주권 강화를 위해 선택근로제를 전업종 3개월, 연구개발 업무 6개월로 확대한다. 

현재는 선택근로제를 활용하면 근로자가 근로일과 출퇴근 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법상 허용하는 최대 활용 기간 협소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선택근로제 적용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도입한다.

기계 고장이나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때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로 사전 확정사항을 변경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한다.

재정지원과 컨설팅 등을 통해 재택·원격근무를 확산하며 근무혁신 우수기업 선정 등으로 체감근로시간 단축 및 일·생활 균형을 도모한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 개편안 중 입법 사항은 오는 4월 17일까지 입법예고 후 6~7월에 국회 제출을 하고, 연구용역과 대책 등을 마련해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입법예고 등 제도 개편 과정에서 토론회, 현장방문, 설문조사 등 노·사와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기로 했다. 

송원섭 기자 (sws805@cajournal.co.kr)